2012년 5월 31일 목요일

필리핀 여자 - 올해의 다문화 대상 수상자



필리핀 출신의 산토스씨는 17년째 자리를 보전하고 누워있는 남편에 중학생 딸, 팔순을 넘긴 시어머니, 그리고 본인까지 4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 입니다.

산토스씨는 지난 1995년 코리안 드림을 안고 국제결혼을 통해 남편 김강호(50)씨를 만나 우리나라에 첫발을 디뎠고, 결혼 이듬해인 1996년 여름, 남편 김씨는 바닷가에서 잡아온 조개를 잘못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서 세 번에 걸친 큰 수술 끝에 두 다리를 절단하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산토스씨는 포기하지 않고 남편의 손을 꼭 잡고 상처치유와 재활치료를 도와서 1년이 넘는 노력을 한 끝에 남편 김씨는 의족에 의지해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토스씨는 인근에 있는 보습학원과 유치원,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영어 원어민교사로 일하며 틈틈이 집안일도 하고 농사일을 도맡았는데, 어둠의 그림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2009년 남편 김씨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뇌졸중이 심해지면서 전신마비 증세와 함께 뇌병변 1급 장애까지 받아. 말 그대로 꼼짝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산토스씨는 남편의 굳어가는 몸을 주무르고 또 주무르며 하루에도 여러 번 남편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끼니때마다 시어머니에 정성으로 밥상을 올렸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산토스는 비록 외국에서 시집왔다고는 하지만 웃어른 공경할 줄 알고 시어머니 봉양할 줄 아는 천생 우리나라 사람"이라며 "너무도 절망적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힘든 내색없이 가장 노릇을 하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짠하다"고 말합니다.

산토스씨 가족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되어 월 90여 만원의 생계급여와 남편 김씨 명목의 장애연금 16만원 등 모두 100여 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어려운 생활여건에도 불구, 이웃돕기 자원봉사활동은 물론 다문화가족과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상담활동을 벌이며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멘토가 되어 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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